저의 첫 비주얼 노벨 게임이자 추리 게임인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원래 어렸을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하던 저에게 너무 흥미로운 게임이 나와서 찜 해놓고 기다리던 중, 3월 중순에 스팀 봄 축제 때 20% 할인을 하길래 냅다 사버렸습니다.
원래 게임을 구입하고 바로 플레이를 해보는 성격이 아닌데, 이 게임은 너무 하고 싶어서 평일인 목요일 저녁에 시작했다가 금요일에 출근 못 할 뻔했습니다...ㅋㅋㅋ 정신 차리고 중간에 끊어 금요일 퇴근하고 저녁에 마저 플레이를 했었네요.
텍스트가 굉장히 많은, 아니지.. 텍스트가 99%인 게임인데 다행히 국산 게임이라 번역 문제는 전혀 없이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몰입도가 굉장하더군요. 추리라곤 하지만 어렵지 않고 텍스트를 꼼꼼히 읽고 화자가 누구인지, 시각은 어느 때인지 정렬하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어려워보인다고 겁먹지 말고 다들 한 번 쯤은 해보았으면 좋겠는 게임이어서 저의 스팀 게임 리뷰 중 첫 번째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에 대해
- 제목: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 장르: 어드벤처, 인디
- 개발자: Somi
- 배급사: Somi
- 프랜차이즈: Somi
- 출시일: 2024년 1월 18일
- 스팀 평가 : 압도적으로 긍정적
- 게임의 태그: 쌍방향 소설, 비주얼 노벨, 퍼즐, 포인트 앤드 클릭, 어드벤처, 여주인공, 풍부한 스토리, 수사, 필셀 그래픽, 텍스트 기반, 몰입형 시물레이션, 복수 결말, 2D, 애니메이션, 현실적, 감정적인, 드라마, 자신이 선택하는 모험, 수사관, 귀여운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라는 이 게임은 어떤 한 인물의 기억의 퍼즐 조각을 찾아서 여기저기 조합해 과거에 있었던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게임입니다.
단순히 텍스트와 클릭으로만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액션 장르를 좋아한다면 불호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한 편의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해 보세요. 어느덧 굉장히 몰입해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네.. 접니다.. 잠 못 잘 뻔했습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676840/_/
처음엔 전경의 독백으로 시작하고 서원이 실종사건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전경이 죽기 전일까, 죽은 후일까. 어렸을 때의 전경이 찾아와 서원이 실종사건을 돌이켜보는데 서원이를 찾지 말아 달라는 아버지, 자기가 납치했다는 전직 영어 강사 등... 처음엔 모든 게 미스터리더라고요.
그런데 전경을 찾아온 젊은 경찰관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전경 때문에 해당 인물(젊은 경찰관)은 전경이었다가 시간과 공간의 신인 야누스인 존재, 직소퍼즐 챔피언, 심판자 등등... 호칭이 몇 차례 바뀝니다. 엄청 혼란스럽 더라고요...
하지만 이 인물의 등장을 시작으로 전경의 기억을 계속 떠올리며 '서원이 실종 사건'의 진상을 돌아보게 됩니다.
플레이 방식은 그저 화자의 시간 순서와 뒤죽박죽인 화자를 재정렬하는 것뿐입니다. #키워드와 @인물을 잘 추리하여 적절히 배치하면 노란색 열쇠를 얻고 진술을 해금해야 합니다.
#장점
- 엄청난 몰입감
12년 전의 미제사건을 전말을 풀어야 하는데, 텍스트에서 오는 이 긴장감과 치밀한 구성이 엄청납니다. 너무 뒤죽박죽이라 아 짜증 섞인 '이게 뭐야...?'보다 '와.. 이게 뭐지?'가 더 어울리는 의문이더라고요. 한 번 플레이를 시작하면 몰입하여 끝내는 게 좋습니다.
- 쉬운 도전과제
저는 도전과제 클리어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본작은 모든 스토리를 즐기면 도전과제를 모두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가끔 N회차를 강제로 하는 게임들이 있는데, 이 게임은 몰입하여 한 번 진행하면 됩니다.
- 저사양 게임
10년 된 부모님 노트북으로도 플레이 가능한 게임입니다. 윈도우만 깔려있으면 될 것 같네요. 하지만 게임성은 정말 최고입니다. 컴퓨터 사양을 타지 않고 모두가 이런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단점
- 짧은 분량
플레이타임이 총 2~3시간으로 별로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냥 단점이라기엔 가격이 7,800원이라 영화 한 편보다 싸다고 생각하면 큰 단점은 아니겠네요. (할인하면 더 저렴해지겠지요!)
- 많은 텍스트
포인트 앤 클릭, 소설, 퍼즐이 태그에 들어간 만큼 액션이나 조작 따위 없습니다. 그저 글을 읽으면서 추리를 해 나아가는 게임이다 보니 처음 접하면 이게 뭐야..? 어떻게 하는거지? 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 엔딩의 해금 조건
저는 모든 추리를 끝내고 엔딩을 보다 보니 진엔딩이 해금되었고, 진엔딩부터 봐서 아쉬웠습니다. 일반엔딩을 먼저 본 뒤, 진엔딩을 보게 설계했으면 좋았다는 느낌이네요. 여러분은 진엔딩을 해금하더라도 첫 번째의 일반엔딩을 먼저 보길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단점을 억지로 썼을 뿐.. 정말 수작입니다.
#총평
SOMI님의 전작들은 사회비판적이고 찝찝한 내용을 다루어 스토리나 게임의 퀄리티와 별개로 호불호가 갈리는 의견이 많았으나,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본작은 그러지 않고 많은 유저들이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내용이어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1인 개발자이지만 스토리의 짜임새가 너무 좋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스토리가 여운도 남아 곱씹어 생각나게 하기도 하며 진엔딩에는 반전이 있어 또 다른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암울한 반전은 아닙니다.)
저의 첫 추리물 게임인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를 해보았는데 첫 경험부터 너무 좋은 경험이네요. 앞으로도 이런 게임이 나온다면 꼭 해보고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점 9/10"